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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현 교수 연구팀, 바이오 전자혀 개발
본 사업단 박태현 교수 연구팀의 바이오 전자혀 개발 소식이 일간지에 소개되어 조선비즈 2014. 9. 1일자 기사를 인용하여 소개한다.
[국내 연구진, 사람과 똑같이 단맛 느끼는 바이오 전자혀 개발]
'...설탕·인공 감미료 등 단맛 내는 다양한 물질… 기존 당도계로 감지 불가능
혀의 단맛 감지 능력 100배… 새로운 감미료 찾는 데 유용
맥주 맛 알아내는 전자혀도 개발
주류(酒類)나 식품 회사에서는 '혀'가 재산이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소믈리에처럼 미각(味覺)이 발달한 전문가들이 미세한 맛의 차이를 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소믈리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사람의 미각을 모방한 '전자혀'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 로봇 소믈리에가 추천한 와인을 맛볼 날도 멀지 않았다.
◇단맛 감지하는 바이오 전자혀 개발
혀는 짠맛·쓴맛·신맛·단맛·감칠맛 오미(五味)를 느낄 수 있다. 혀에 있는 20여종의 맛 수용체 단백질 덕분이다. 감칠맛은 이 중 'T1R1'이, 단맛은 'T1R2'가 맡는다. 이들은 각각 'T1R3' 단백질과 짝을 지어 해당 맛을 내는 물질과 결합한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태현, 물리천문학부 홍승훈 교수 연구진은 사람의 단맛 수용체 단백질로 만든 바이오 전자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사람 세포에 T1R2와 T1R3 단백질 유전자를 집어넣어 이 단백질들이 세포 표면에 자라도록 했다. 그다음엔 이 단백질이 있는 부분에 물집을 만들어 떼어냈다. 단맛 수용체 단백질이 주축이 된 미니 세포를 만든 셈. 미니 세포는 탄소나노튜브와 연결했다.
바이오 전자혀의 원리. 바이오 전자혀가 단맛을 감지하는 과정은 이렇다. 단맛을 내는 물질이 T1R2와 T1R3 단백질에 결합하면 미니 세포에 흐르는 전류가 변한다. 사람에서는 전류 변화가 신경세포를 통해 뇌로 전달되지만, 바이오 전자혀에서는 전류 변화가 탄소 원자들이 6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탄소나노튜브에 전달된다. 탄소나노튜브는 전선에 들어가는 구리보다 전류가 1000배나 잘 흐른다. 그만큼 미세한 전류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것. 미 오하이오주립대 크리스토퍼 시몬스(Simons) 교수의 분석 결과 바이오 전자혀는 혀가 감지하는 것보다 100분의 1 낮은 농도에서도 단맛을 감지했다. 단맛 감지 능력이 100배인 것. 연구 결과는 미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나노 과학 전문지인 'ACS 나노' 인터넷판 8월 20일자에 실렸다.
◇새로운 인공 감미료 개발에 이용
박태현 교수는 "기존 당도계는 이미 알려진 특정 단맛 성분이 얼마나 있는지만 감지한다"며 "알려지지 않은 단맛 물질까지 사람과 똑같이 감지할 수 있는 전자혀는 이번에 처음 개발됐다"고 말했다.
단맛을 내는 물질은 성분이 제각각이다. 설탕은 탄수화물인 당(糖)이지만 다이어트 콜라에 들어가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은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다. 인간의 혀는 이 둘을 다 단맛으로 느낀다. 여러 가지 성분 중 어느 한 가지 성분의 단맛만 감지해서는 단맛을 제대로 알아낼 수 없는 것이다.
여러 가지 단맛 성분을 동시에 분석하는 장치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계가 있다. 식품 회사에서 전혀 새로운 성분으로 인공 감미료를 만든다고 하면 사람이 맛보기 전에는 단맛을 내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독성(毒性)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혀를 갖다댈 수는 없는 노릇. 박 교수는 "바이오 전자혀는 설탕보다 아스파탐을 더 달게 느끼는 등 사람의 혀와 성질이 똑같았다"며 "실험실 단위에서는 지금이라도 새로운 감미료를 찾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맥주 맛, 포도 맛 감별하는 전자혀도 등장
사람 세포를 쓰지 않는 기존의 전자혀도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유대 연구진은 올 1월 '식품 화학 저널'에 맥주 맛을 81.9%의 정확도로 감별하는 전자혀를 발표했다. 전자혀는 맥주에 들어 있는 21가지 이온을 감지하는 센서들로 구성됐다. 센서들은 전기를 띤 이온의 분포 형태를 분석해 라거 맥주인지, 아니면 필젠 맥주인지 알아낸다. 연구진은 전자혀로 6종의 맥주를 구별했다. 같은 달 발렌시아대 연구진은 산도와 당분의 함량을 감지하는 전자혀로 와인 제조에 쓰이는 8종의 포도가 얼마나 익었는지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